전에 크림파스타를 간편하게 만들어 먹으려고 소스를 산 적이 있었는데, 소스가 조금 남았다.
오늘 저녁에는 이걸 이용해서 뭘 해먹고 싶어졌다. 그렇게 결정한 것이 크림 스튜였다.
마침 집에 양파와 당근, 감자가 조금 남아 있었고,
고기만 조금 사서 요리한다면 맛있는 한끼 식사를 할 수 있을거니까.
그런데, 크림 스튜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해 어떤 음료를 마실까 고민하다가,
약간 쌉싸름한 소주를 이용해서 칵테일을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싶었다.
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. 일단 술이 약하다.
그리고, 술을 마셨을 때 평소의 차분한 모습이 아닌 약간 들떠있는 모습을
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.
무엇보다도 술은 맛이 없다. 맥주라면 몰라도.
그런데, 혼자서 술을 마시는 건 좋아하는 편이다.
텐션이 높아진 모습을 누구에게 보일 필요도 없고,
내가 원할 때 그만 끊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.
그런데, 이 ‘혼술’을 정말 맛있는 술과 함께 할 수 있다면, 내 취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.
시중에서 파는 다른 술을 다른 음료수와 섞어 내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면,
내 음주 문화가 조금 더 풍족해지지 않을까?
그런 생각에 맥주나 칵테일에 대한 문헌을 몇 번 읽어본 적이 있었다.
거기서 찾았던 것이 ‘녹차 소주’.
녹차와 소주를 1:1의 비율로 섞은 칵테일이라고 한다.
소주 특유의 쓰디 쓰면서도 달달한 묘한 맛을 녹차가 잡아
목넘김이 편안한 맛을 만든다고 한다.
크림 스튜를 만들고, 녹차 소주를 소주잔 네 잔 정도 양으로 만들었다.
왠지 따뜻해야 녹차 소주의 느낌이 더 살 것 같아서,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만들었다.
그렇게 만든 크림 스튜를 한 입. 녹차 소주를 한 모금.
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많이 썼다. 두 배 이상으로 희석해도 이렇게 쓰다니.
따뜻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쓴 맛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.
그래도 소주보다 더 부드럽게 느껴져, 목으로 넘기는건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더라.
소주는 목부터 따끔한 느낌이라면, 녹차 소주는 따끔거리기보다 따뜻해지는 느낌.
입에서 느껴지는 맛은 그리 내 취향은 아니지만,
녹차가 주는 편안한 분위기는 소주와 잘 섞인 것 같아 내 맘 에 쏙 들었다.
다음에 다른 사람들과 소주를 마셔야 할 일이 생기게 되면,
근처 편의점에서 녹차를 한 병 사서, 녹차 소주로 만들어 한 번 권해보고 싶다.